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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개발자분 멘토링 (2021.02.24)

<네이버 개발자분 멘토링 후기>
방금 멘토링으로 현직 네이버 개발자분을 만나뵀다. 2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세상에서 제일 짧은 2시간이 아니었나싶다. 지금의 감상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내 감상이 조금이나마 도움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다소 부끄럽지만 이렇게 글을 쓴다.
일단 최근의 나에 대해 돌아보면, 매분 매초 나 자신을 옭아매며 누가 쫓아오는거 마냥 조급함이 가득했다. 하루가 계획대로 되지않으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고, 매일매일 반복되는 문법 공부에 프로그래밍 공부에도 점차 흥미를 잃어갔다. 6월까지 반드시 회사에 들어가야한단 압박감이 엄청났다. 단 한번도 멈춰서서 '꼭 그래야만 할까?'를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내 얘기를 더 하기에 앞서 오늘 만나뵌 네이버 개발자분 얘기를 해보자. 네이버 개발자분은 재수를 해서 학교를 들어가셨고, 군대를 갔다와서 졸업한 뒤 갑자기 대학원에 들어가고 싶어져 들어가신 뒤 1년만에 때려치셨다고 했다. 그 이후엔 로스쿨을 2년을 준비해 들어가셨고 3년만에 공부를 못해서 짤렸다고 하셨다. 30대 초반엔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실 정도로 힘드셨다고 한다. 이후 개발 공부를 시작해 작은 기업의 개발자가 되셨고, 그때 나이, 서른 넷이셨다. 그렇게 개발 7년차이신 지금, 꿈의 직장이라는 네이버에서 자신보다 빠르게 개발을 시작한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많은 돈을 버신다.
본인 얘기를 마치신 개발자분께서 나에게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왜 꼭 6월이어야하나요? 더 늦어지면 어때요. 그래봐야 나보다 늦겠어요? 즐기면서 살기에도 바쁜 나이에요.'
이 개발자분처럼 돌아 돌아가는 인생이 옳다는게 아니다. 다만 난 조급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닐까란 것이다. 난 이제 22살이다. 입사 시기가 6월이 넘어가봤자 복학이 조금 늦어질뿐, 그 늦어지는 시간동안 여행을 다닐수도, 더 깊은 공부를 할수도 있는 것이다. 하물며 9월까지 공부하다 개발 분야가 적성에 안 맞는다 싶으면 복학한 뒤 내년에 공익을 가길 기다리면 된다. 난 한 학기를 잃은 것인가? 아니, 한 학기동안 나의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탐색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100세가 넘게 사는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현대의 20대들은 왜 더 빠르게 가려고만 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천천히, 나 자신을 생각해도 되는거 아닐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열심히 살지 말라는게 아니다. 나 또한 내일 아침5시 반에 일어나 또 다시 공부를 시작할 것이다. 다만, 내가 하고싶은, 즐거운 공부를 할 것이다. 개발자님의 말씀에 따르면, 난 프로그래밍 공부의 순서를 잘못되게 하고 있었다. 웹 개발을 꿈 꾼다면 먼저 개발자들의 코드를 따라 치면서 하나의 멋진 사이트를 만들어내고, 그 이후에 문법 공부를 하면서 각각의 코드의 의미를 파악해내는 희열을 느껴야한다고 하셨다. 난 어떠했는가. 문법만 주구장창 공부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너무 재미가 없었고 이걸 어따쓸까, 난 개발과 적성이 안맞나란 잡생각들이 가득했다. 내일부턴 수많은 웹사이트들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6월이라는 데드라인은 지워버리고 내 자신이 성장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더 나아가, 사람도 많이 만날 것이다. 요즘엔 솔직히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아까울 때가 많았다. 누굴 만나든 '이 시간에 공부해야되는데...'란 생각이 자주 들었다. 이젠 그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 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소중한 인연들을 이어나갈 것이다. 여기까지 읽은 후배, 동기, 선배는 나를 만날 자격이 충분(?)하다 ㅎㅅㅎ 장난이고 누구든 약속잡았음 좋겠다
이외에도 기술적인 얘기와 공부 로드맵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지만 뭐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벌써부터 내일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