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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회사 서류와 실패 (2021.06.25)

사실 글을 쓸지말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좋은 소식으로 글을 쓰는 것이라면 백 번도 더 썼겠지만 좋지 못한 소식으로 글을 쓰는 것인지라 한 자 한 자 적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도전이 있으면 실패가 있는 것이고, 실패가 끝을 의미하진 않기 때문에 이번 실패를 딛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보고자 이렇게 글을 쓴다.
저번주 즈음에 1순위로 지망하던 회사에 서류를 넣었다. 그리고 내 입으로 얘기하기 너무나 부끄럽지만 서류에서 탈락했다. 솔직한 말로 서류에서 탈락할거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때문에 며칠 전부터 면접 준비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아침, 탈락 메일을 받게 됐다.
떨어진 이유는 나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순수 개발 역량의 부족이다. 분명 나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그것만큼은 확신한다. 히지만 또 하나 확신할 수 있는건 나는 너무나 비효율적인 5개월을 보냈다. 주변에 누군가 이 개발 분야에 대해 나에게 조언해주고 도와줄 사람이 있었다면 너무나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나에게는 있지 않았다. 때문에 무엇을 공부해야할지, 회사는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잡히는대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이 언어 공부를 했다가 저 언어 공부를 했다가 헤매는 시간이 너무나 길었고, 5개월 안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까지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즉, 나에게는 결과물이 없었다. 각 언어에 대한 기본기나 이해는 남들보다 더 뛰어날지 모르지만 결국 개발자에게 가장 필수적인 역량인 ‘결과 창출 능력’이 부족했다. 이처럼 스스로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7월 전에는 써야 이후 복학 시기를 맞출 수 있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회사를 쓰게 됐다. 그렇다면 그렇게 부족하단걸 알면서 서류는 왜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느냐? 그 이유는 지원한 회사와 이전부터 꽤 긍정적인 컨텍이 있었을뿐더러 솔직히 학벌이 서류 합격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오만과 착각 속에 부족한 나 자신을 과대 포장한 것이다. 어찌보면 탈락이 당연한 것이었을지 모르는데 나 혼자서만 애써 부정했던 것 같다.
난 항상 남들이 잘 걷지 않은 길을 가려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럴까 돌이켜보면 지금껏 크게 실패해보지 않았기에 더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도전은 항상 크고 작은 성공들이 뒤따랐을뿐 실패는 찾기 쉽지 않았고 노력에 대한 보상을 철저하게 받아왔다. 그러기에 나에게 이번 실패는 많이 아프고 쓰리다. 정말 열심히 했음에도 겪은 거의 첫 실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오기가 생기는 것 같다. 더 해보고 싶어졌다. 지금 느껴지는 벽을 부수고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 앞으로 겪을 수없이 많은 실패에 앞서 이 정도의 실패 정도는 덜 아프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끔 해준 실패가 아닐까.
음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 아직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떨어진 뒤 적잖은 좌절감으로 하루종일 멍 때리며 보냈기 때문이다. 이제야 슬슬 정신이 돌아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고민 중에 있다. 일단 당장은 다른 회사를 쓸 생각이 없다. 스스로의 문제점을 직시한 상태에서 다른 곳을 써봐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나에게 부족한 개인 프로젝트들을 조금씩 진행해보려고 한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한 달이 걸릴수도 있고, 두 달이 걸릴수도 있다. 스스로 만족스럽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어찌됐건 당장 면접준비할 때마냥 사람 만나는걸 줄여가면서까지 공부할 생각은 아니니 볼 사람들 있으면 편하게 연락줬으면 좋겠다 ㅎㅎ 멋있게 합격해서 자랑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되니 쫌 많이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더 도전해보려고 하니 다들 응원해줬으면 좋겠다!